물질적 사랑이 최고인 시대에 부치는 희망의 단상
이 시대의 사랑은 유리로 된 성처럼 반짝인다. 광고 속 백화점 쇼윈도에는 사랑의 증표로 홍보되는 명품 가방이 진열되고, SNS에는 연인에게 선물한 고가의 시계 사진이 넘쳐난다. "돈이 사랑을 증명한다"는 속삭임이 도처에서 메아리친다. 그러나 이 빛나는 유리 조각들 사이로 스민 균열을 보았는가? 물질적 풍요가 사랑의 깊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착각, 그 이면에 놓인 정서적 황폐함에 대한 회의가 서서히 고개 든다. 최소한 내가 청춘이었던 그때는 물질보다는 정신을 더 중요 시하던 시대였다. 캠퍼스에서 니체를 이야기하고 없어도 행복했던 그 시절. 돌아 갈 수는 없어도 잊을 수는 없다. 소비주의가 만든 '사랑의 표준화21세기의 사랑은 자본의 논리에 포획당했다. 연인들이 데이트 코스로 고급 레스토랑과 명품 매장을..
2025.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