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필요한가?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인 어느 깜깜한 새벽, 엄마의 손에 이끌려서 간 곳은 깊은 산속에 위치한 암자였다. 산마루 암자로 오르는 돌계단은 늘 ‘전설의 고향‘의 한 장면처럼 무서웠고, 이마엔 구슬 같은 땀방울이 맺혔다. 초등학생시절, 크리스마스 날이면 친구들과 교회로 달려갔다.사탕과 크림빵을 먹기 위해서였다. 신은 내 혀끝에 녹아내리는 빵이었다. 중학교 2학년, 동네 교회에 나가면 이쁜 여학생을 만날 수 있다고 해서 한동안 열심히 다녔다.나에게 신은 수단에 불과했다. 항상 힘들 때만 찾는 그런 존재였다.찾는다고 해서 신의 존재를 믿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힘들 때만 간절히 필요했다. 문득 창가에 기대어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인간이란 얼마나 작고 덧없는 존재인가 싶다.수많은 별빛은 수백만 광년을 건너 우리..
202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