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것
사랑이란달빛이 창가에 어릴 때면, 나는 사랑을 생각한다. 달은 태양의 빛을 빌려 세상을 은은히 비추지만, 태양을 독차지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둠이 깊어질수록 더 밝게 빛을 내뿜는다. 사랑이란 이와 같지 않을까. 타인의 빛을 빛내기 위해 내 몸을 태우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라 믿는다. 소유의 환상 속에서우리는 종종 사랑을 ‘소유’로 오해한다. 연인의 손을 꼭 잡아야만 안심하고, 가족의 모든 선택을 통제해야만 마음이 놓인다. 그러나 참된 사랑은 쥐고 흔드는 주먹이 아니라, 손가락을 하나씩 펼쳐 허공에 맡기는 연습이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사과나무는 열매를 쥐어짜지 않아. 뿌리에 물 주고 햇빛 보태주면 알아서 열린다.” 사랑 역시 그런 것. 사랑하는 이의 삶을 내 그림자로 가리..
2025.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