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두 번째 봄
어느 날 아침, 화장실 거울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양치를 하던 중 문득 눈길이 유난히 많이 보이는 흰머리에 멈추었다. 은빛 실타래가 검은 밤하늘에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젊은 시절엔 머리카락이 검은 강물처럼 흘러내리던 그 자리에, 이제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다. 손가락이 저절로 머리 쥐고 당기며 '아직은 아닌데'라는 생각에 상년에 잠긴다 . 그 순간 거울 속에서 스무 살의 내가 조롱하듯 웃고 있는 것만 같았다. 시간의 강을 거슬러 오르다40대 어느 생일날 아내가 선물한 핸드폰 거울 케이스가 기억난다. 새하얀 티타늄 프레임에 각인된 'Forever Young'이라는 문구가 유치하게 느껴져 웃었던 그날. 지금 그 케이스를 들여다보면 금속 표면에 굴곡진 주름이 새겨져 있다. 마치 내 이마에 파..
2025.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