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직장생활

좋은 직장, 나쁜 직장 그리고 이직

찐박사 2025. 5. 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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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초, 

아내는 나를 보고 결혼을 결심한 것이 아니라 

대기업에 다니는 나를 선택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크게 실망하며 부부싸움을 한 기억이 있다.

 

천박한 물질적 선택이 실망스러웠지만, 

나는 지금 내 딸에게 그 천박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전히 나의 이중성과 싸워야 하는 인간의 굴레가 싫다. 

    

 

 

사회는 여전히 직장을 서열화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기업과 자영업, 사무직과 육체노동직...

학력, 연봉, 복지, 업계 지위 등이 무형의 척도가 되어 

개인의 가치를 평가받는 잣대로 작용한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안정을 넘어 

‘사회적 지위’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존엄을 좌우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을 위선이라 비판한다. 

월급쟁이의 삶이 하루하루 전쟁터인 현실에서, 

좋은 직장은 생존의 보루이자 자아실현의 통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원하는 직장에 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쟁률, 학벌, 연고, 운명까지... 

수많은 변수가 개인의 선택을 좌우한다. 

 

그렇게 누군가는 남들에게 “잘 나간다”는 평가를 받으며 출근하고, 

누군가는 “그런 데를 왜 다니냐”는 눈치를 견뎌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좋은 직장이란 

보편적으로 대기업이나 공무원을 말하곤 한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약 260만 명 정도 된다.

이는 전체 취업자 수 대비 약 10% 남짓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그러나 여기서 30대 대기업만을 계산하면 

정규직·비정규직을 합쳐 약 98만 명뿐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인구의 0.02% 밖에 안된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사회적 기준과 내면의 만족감이 충돌할 때, 

우리는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까?   

  

 

나쁜 직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주변의 평가에 시달리는 직장인은 스스로를 변호하기 어렵다. 

친구 모임에서 직장 이야기가 나올 때면 입을 다물거나, 

명함을 건네며 수치심을 느끼는 순간들이 쌓이면 자존감이 무너진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좋은 직장’의 정의가 

상대적이라는 사실이다.      

연봉 1억 원의 회사원보다 

월 300만 원의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더 행복할 수 있다. 

 

 

문제는 사회가 정한 ‘서열 기준’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강박에서 비롯된다.     

 

만약 현재 직장이 동료 간 갈등, 과도한 업무 강도, 열악한 복지 등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면 이직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체면’ 때문에 직장을 바꾸려 한다면 신중해야 한다.      

“인정받지 못하는 직장”이라는 프레임은 종종 주변의 편견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먼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라! 

“내가 정말 이곳이 싫은가, 

아니면 남들이 싫어하니까 내가 동의하는가?”     

 

 

이직의 함정 

    

무리한 이직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자주 직장을 옮기면 이력서에 신뢰도가 떨어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이직을 반복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특히 “남들이 좋다고 하는 직장”이 내게는 지옥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 

대기업의 안정성은 매력적이지만, 

수직적 조직문화 속에서 창의성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고통스러운 공간이 되기 쉽다.

 

     

이직을 결심했다면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느끼는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막연한 갈증,

지금 이 자리가 나를 다 담지 못하는 것 같은 답답함,

혹여 좋은 조건의 스카우트 제의,

상사와 동료들과의 갈등 등     

그럴 때 우리는 조심스레 "이직"이라는 두 글자를 떠올린다.

     

하지만 마음이 움직였다고 해서

곧장 발까지 옮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묻는 것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떠나려 하는 걸까?

단순한 권태 때문인가,

아니면 더 크고 깊은 무언가를 향한 갈망 때문인가.     

 

그 답을 찾았다면,

다음은 새로운 삶의 지도를 펼쳐야 한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떤 모습을 꿈꾸는지,

조심스레, 그러나 또렷이 그려보아야 한다.

목적지가 있어야 길도 비로소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현실이라는 단단한 돌길도 살펴야 한다.

새로운 직장은 어떤 곳일까,

내 시간과 열정은 그곳에서도 빛날 수 있을까.

조건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며

미래의 내 모습을 조용히 그려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변화를 견뎌낼 마음의 근육을 다져야 한다.

새 길은 언제나 설렘과 두려움을 함께 데려온다.

모르는 세계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그 고독마저 품을 수 있는 용기.

그것이 있어야 비로소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된다.     

 

이직이란, 단순히 직장을 바꾸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나를 다시 한번 새롭게 빚어내는

조용하고도 숭고한 싸움이다.     

지금 당신 마음 어딘가에도

가만히 떨리는 작은 새싹이 자라고 있다면,

부디 그것을 외면하지 말기를.

어쩌면 그것이,

당신을 더 빛나는 곳으로 이끄는 첫 신호일지도 모른다.     

 

 

직장의 가치는 내가 결정한다  

   

좋은 직장이란,

결국 내가 충분히 성장하고, 

존중받으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히기보다, 

현실을 직시하고 최선의 선택을 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이직이든 잔류든, 

중요한 것은 선택의 주체가 나라는 점이다. 

세상의 잣대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직장과 삶의 균형을 찾아가길 바란다. 

    

“삶에서 가장 큰 영광은 넘어지지 않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매번 일어선다는 데 있다.” – 넬슨 만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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