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앉은 101세의 화가
모지스 할머니(Moses, 1860-1961)는 75세에 붓을 들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피어난 그림은 화려하거나 대담하지 않았다.
농장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평범한 풍경,
눈 덮인 언덕을 썰매로 달리는 아이들의 모습,
가을밤 단풍나무 시럽을 졸이며
가족이 함께하는 따스한 순간들이 캔버스에 담겼다.
그 그림 속에는 기교도, 혁신도 없었지만,
그 속에 스며든 진심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림을 통해 그녀는 세상의 일상적인 아름다움을 포착했으며,
그것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모지스 할머니의 삶은 투박하고
힘든 농부의 손때처럼 묵묵하게 흘러갔다.
12세에 가정부로 나섰고, 결혼 후 농사일에 매진하며 평생을 살아왔다.
그녀의 유일한 낙은 자수였지만,
관절염이 심해지면서 바늘 대신 붓을 잡았다.
화가가 되겠다는 큰 꿈이나 야망은 없었다.
그저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움을 남기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농장의 소와 말,
계절마다 변하는 풍경을 그린
그녀의 그림은 서툴렀지만 생동감이 넘쳤다.

우연히 뉴욕 화랑주가 그녀의 작품을 발견해 전시회를 열자,
사람들은 눈물로 화답했다.
그녀의 그림은 크리스마스 카드와 우표로 재탄생하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일상의 기적'을 선사했다.
101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모지스 할머니는 1,600점의 작품을 남겼다.
그림으로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100번째 생일을 기려 뉴욕시는 ‘모지스의 날’을 선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한 참 뒤인
2006년에는 단풍나무 수액을 받아 시럽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
그의 그림 <슈거링 오프>가 한화 15억 원에 팔린다.

그녀의 비결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내 옆에 있는 것들을 사랑했을 뿐"
이라는 그녀의 말처럼,
매일 아침 닭에게 모이를 주고,
손주의 생일 파티를 즐기는 소소한 순간들이
그녀의 그림 속에 살아 숨 쉬었다.
그녀의 작품은 거창한 꿈을 이루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주어진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피워낸 꽃이었다.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국민 화가'로서의 그녀의 성공은
그저 자신의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고,
그것을 진지하게 사랑했던 결과였다.

모지스 할머니의 유산은 단순히 예술적 업적에 그치지 않는다.
그녀의 삶은 '늦었다'는 두려움을 걷어내는 빛이 되었다.
인생의 황혼기에도 새로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진정성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공감을 낳고,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일상의 아름다움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그녀의 그림 속에서 영원히 뛰놀고 있는 아이들처럼,
우리도 평범한 풍경 속에서 걸작을 발견할 수 있다.
삶의 예술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가 발아래에서 흔히 지나치는 잡초 한 포기에도,
모지스 할머니가 말해준 온 우주의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나이를 핑계로 망설이는 당신, 지금이 시작할 때입니다!

모차르트(Mozart) _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https://youtu.be/LpcjzxoGlI4?si=L2EbI-nEBvVWmIU-